
2025년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에 아기 둘과 함께 제주도 보름살이를 다녀왔어요. 제주도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숙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거의 한 달 꼬박 손품 팔면서 검색하고 비교했던 것 같아요. 깐깐하게 골랐지만 살아보니 느낄 수 있었던 우리의 제주도 애월 보름살이 숙소 <감성스테이 바다나무>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들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다음번에 또 제주살이를 하게 된다면 어떤 조건들을 더 고려해서 숙소를 결정할지 기록하고자 합니다.
아기와 함께하는 제주도 생활, 깐깐하게 고른 애월 <감성스테이 바다나무>
일반적으로 제주도 장기 숙소 예약은 3~5개월 전에 이루어지는 것 같다. 나는 7월 성수기 바로 직전인 6월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2월쯤 예약을 완료하였다. 최대한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제주도 보름살이 혹은 한달 살이 숙소를 구할 때 고려할 점이 아주 많았다. 주말에 양가 부모님들도 방문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더욱 여러 조건들을 충족하는 숙소를 찾고자 했다.
- 공항에서 30분 이내에 위치한 숙소인가
- 제주스러운 분위기의 독채인가
- 방이 3개 이상인가
- 저상형 침대 혹은 토퍼 대여가 가능한가
- 수영장 혹은 자쿠지를 이용할 수 있는가
- 가까운 도보 거리에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해변이 있는가
- 바베큐와 불멍을 위한 장소가 있는가
- 안전한 마당이 있는가
- 예산 200만원 이내에 가능한가
- 집주인의 응답이 빠르고 숙소 관리가 잘 되는 편인가
- 주차장이 잘 되어 있는가
둘째가 아직 어리고 방문하는 어른들 공항 픽업을 위해 최대한 공항과의 거리는 30분 이내인 지역으로 고려했다. 애월과 조천 지역 중 고민하다가 평소 애월 해안도로를 좋아하고 협재, 한림 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제주도 서쪽 지역인 애월을 선택하였다. 첫째에게 제주스러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펜션, 빌라가 아닌 독채를 선택하였고 층간 소음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게 해주고 싶었다. 문제는 위의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숙소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특히 자쿠지나 수영장을 가지고 있는 숙소가 귀했고 가격이 비쌌다. 넓은 잔디 마당을 가지고 있는 독채 숙소는 제주도 남쪽 지역에 많았다. 그래서 결국 몇 가지 조건들은 내려놓기로 했다. 아기 둘의 분리수면을 위해 방 2개가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고, 모래놀이를 위한 해변은 차를 타고 15분 이내의 거리일 것, 그리고 널찍한 마당을 나는 포기하기로 했다. 제주도 생활을 하다 보면 숙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아 물개인 아들을 위해 실내 자쿠지와 아빠의 로망이었던 바비큐 존은 절대 타협할 수 없었다. 네이버 한달살이 카페, 에어비앤비 등 많은 채널들을 검색하고 견적 물어보고 비교해 본 결과, 남편과 내가 함께 선택했던 숙소가 <감성스테이 바다나무>였다.

애월 숙소 <감성스테이 바다나무> , 제가 반한 포인트는 바로 여기!
- 추가 비용 없는 실내 자쿠지 : 200만원이 결코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자쿠지를 실컷 사용하면서 충분히 뽕을 뽑았다고 생각한다. 자쿠지 사용에 대한 추가 비용은 없었기 때문에 1일 1자쿠지했던 우리 집 첫째. 매일 밤 저녁을 먹고 자쿠지 물 받아서 아빠와 실컷 놀다가 잠들었는데 너무너무 행복해했다. 돌아와서도 한참을 자쿠지를 그리워하며 찾았더랬다. 온수비 추가 비용이 없고자쿠지 사이즈가 작지도 크지도 않은데 물 받는 데에 1시간 정도는 소요된다. 폴딩문으로 닫혀있지만 그래도 6월 초의 공기가 차가워서 감기 걸릴까 걱정스럽기는 했다. 조적 욕조이다 보니 조금 미끄러울 수 있으니 그것도 참고해야겠다.
- 감성 돋는 바베큐와 불멍존 : 아빠의 로망을 이룰 수 있게 해 준 바비큐와 불멍존. 고기는 10분 거리에 있는 애월 하나로마트에서 자주 장 보면서 샀고 쿠팡이나 온라인 홈플러스를 통해 필요한 물품(숯, 그릴, 불꽃놀이, 장갑, 오로라 가루, 마시멜로 등)을 미리 택배로 받아놓고 이틀에 한번 꼴로 고기를 구워 먹었던 것 같다. 날이 흐리거나 조금씩 비가 오던 날들이 많아 불 붙이기 쉽지가 않았지만 아들과 함께 모기를 쫓으며 고기를 굽던 시간들, 아름다운 노을과 앞에 펼쳐진 양배추 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순간들, 아이들 재워놓고 늦은 밤 불멍하며 야식 먹던 남편과의 대화들. 폴딩문으로 자쿠지와 거의 연결이 되어있기 때문에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가장 추억이 많은 장소로 기억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내가 생각하는 <감성스테이 바다나무> 숙소의 비밀 킥인데 현관문으로 들어오지 않더라도 바비큐와 자쿠지 쪽 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아기들이 자고 있는 상황이나 조용히 들어와야 하는 상황일 때 아주 유용했다.
- 친절하고 빠른 사장님의 피드백 : 근처에 계시는 사장님 덕분에 텔레비전이 갑자기 오류가 생겼거나 이불 토퍼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 등 갑작스러운 상황이 생겼을 때의 응답과 조치가 빨랐다. 아기가 모기침 알레르기가 있어 피부가 부어올라 당황스러울 때, 사장님께서 근처 병원들을 안내해주셔서 헤매지 않고 빨리 병원에 방문할 수도 있었다. 또한 숙소 근처에 아기와 함께 먹을만한 맛집, 가까운 모래놀이 해변, 새물 등 안내해 주셔서 제주도 생활을 즐기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 숙소 바로 앞 나만의 주차공간 : 숙소 바로 앞에 전용 주차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짐과 아이들을 챙길 때 너무 편리했다. 마지막 날 공항가는 아침에 짐 챙기면서 엄청나게 많은 비가 쏟아졌었는데 우비를 입고 차에 짐을 욱여넣었었다. 차가 현관문과 아주 가까웠기 때문에 정말 다행이었다.
- 멀리 떨어져있는 2개의 방과 높은 층고 : 답답한 걸 싫어하는 양가 어르신들이 높은 층고와 밝은 채광을 마음에 들어 하셨다. 거실이 넓고 큰 창으로 되어있어 집 공간이 훨씬 더 넓은 느낌이었다. 특히 두 개의 방은 거실을 기준으로 각각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소음 걱정 없이 첫째, 둘째 따로 재우고 거실에서 남편과 접선하기에 아주 탁월했다.





다 좋았는데, 우리 가족에게 딱 세 가지 아쉬웠던 제주 숙소
14박 15일 동안 머물렀던 나의 제주도 생활의 근본이었던 숙소. 생각해보면 그리웠던 순간들이 마구 떠오르는 데 사실 100% 만족하지 못했던 아쉬웠던 부분들도 분명 있었다. 친절하신 사장님이 보시면 속상하실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기가 있는 가족의 입장에서 숙소에 머물렀던 솔직한 후기도 함께 정리해 본다.
- 끼익 소리 나는 가구들 : 나는 아이들의 수면 환경과 관련해서 소리에 특히 예민한 사람인데 방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끼익- 소리가 난다. 아이들을 재우고 나올 때마다 그 소리에 깰까 봐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있다. 자쿠지와 바비큐 존의 폴딩문도 자연스럽게 열리고 닫히지가 않아 남편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가 있었다.
- 키즈 프랜들리 하지 못한 요소들 : 숙소를 선택할 때는 저상형 침대와 아이 물품(아기 의자, 젖병소독기 등)을 미리 준비해 주시는 점들이 너무 좋았는데 막상 지내고 보니 아이 안전과 관련하여 위험하겠다 싶은 부분들이 있었다. 키즈 전문 숙소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이 감안하고 조심히 신경 쓰면서 지냈지만 다음번 숙소를 구하게 된다면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었다. 예를 들어 바닥이 타일이라 차갑고 딱딱하다. 이제 막 기어 다니는 둘째의 경우, 매트가 따로 없었기 때문에 머리 쿵 무릎 쿵할까 봐 많이 걱정되었다. 또한 자쿠지로 넘어가는 부분이 턱이 있는 창문(?)으로 되어있어서 자쿠지를 좋아하는 첫째가 자주 건너다닐때마다 조마조마했다.
- 건조기의 부재 : 숙소 선택조건에 건조기의 유무는 고려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지내고 보니 건조기 유무는 너무도 중요했다. 습하고 바람과 비가 많은 제주도에서 건조대로만 세탁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생각보다 자주 빨래를 하게 되었는데 실내에서 에어컨과 제습기로 말려도 옷 냄새가 났었고, 뽀송뽀송한 옷들이 그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성스테이 바다나무> 애월 숙소는 우리 가족에게 몽글몽글한 추억을 많이 안겨다준 고마운 숙소로 기억된다. 아침마다 첫째와 함께 손잡고 분리수거 센터 걸어가던 길도,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 먹으며 터덜터덜 걸어오던 것도, 자쿠지에서 들려오던 아빠와 아들의 신나는 웃음소리도, 일상적이지만 일상적이지 않았던 제주도에서의 순간들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감성스테이 바다나무 https://naver.me/xtqjx64T
감성스테이바다나무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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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둘과 제주도 보름살이를 다시 간다면?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애월의 조용하고 쾌적한 숙소인 <감성스테이 바다나무>가 맞춤일 것 같다. 그러나 첫째가 33개월, 둘째가 8개월인 우리 가족에게 다시 제주도 생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조건 모래놀이 해변을 도보로 갈 수 있는 숙소를 1순위로 선택하겠다. 막상 지내고 보니 차로 10-15분 이내의 이호테우 해수욕장, 곽지 해수욕장, 금능 해수욕장, 협재 해수욕장이 아기들과 함께 이동하다 보니 쉽지가 않았다. 한번 외출하려고 할 때 낮잠 시간, 밥, 준비물 등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모래놀이를 가벼운 마음으로 수시로 즐길 수는 없었다. 다음 여행 때는 곽지나 금능 해수욕장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숙소를 잡아 아침부터 남편과 첫째를 모래놀이 보내버리는 것이 나의 목표다.
또한 유명 관광지보다는 숙소에서 머물거나 숙소 근처를 산책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도보권에서 즐길 거리들을 충분히 살펴보겠다. 그 외에도 막상 살아보니 숙소를 선택할 때 중요한 점들이 많았다. 제주도는 음식물 쓰레기 및 분리수거를 위한 센터가 따로 있기 때문에 장기로 머물 예정이라면 도보로 쓰레기 처리가 용이한 곳이어야 되겠다. 다이소나 하나로 마트가 10분 이내에 있는 것도 너무 편리한 부분이었다. 또한 우리 가족처럼 아기와 함께하는 제주도 여행이라면 근처에 병원이나 약국 등 의료기관이 급한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겠다. 이 외에도 아기의 연령, 수면 습관, 좋아하는 활동 등을 고려하여 숙소를 선택한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제주도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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